언론 보도

[이데일리] "정신병동에도 선거는 와요" 입원환자 사전투표 지원한 이 병원

병원 관리자
2025-06-26

경기도립정신병원 '사전투표 지원단' 운영으로 귀감
거소투표 미신청 입원환자 대상 사전투표 행사 지원
"크지 않은 노력으로 환자 기본권 보장할 수 있어" 


[용인=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한 사람의 유권자로서 국민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선거권. 이제는 만 18세를 맞은 고등학생들에게도 생애 첫 투표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지만, 폐쇄병동에 갇힌 입원환자에게 선거권은 먼 나라 이야기다.


이처럼 실질적 선거권 행사가 제한되는 폐쇄병동 입원환자들이 사전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 정신의료기관이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도립정신병원은 이번 제21대 대통령선거를 맞아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경기도립정신병원지부와 함께 ‘사전투표 지원단’을 운영했다고 2일 밝혔다.


[경기도립정신병원 사전투표 지원단의 도움으로 투표에 참여한 입원환자가 전한 손편지.(사진=경기도립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 중인 정신질환자의 대부분이 외부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환자의 장기입원으로 가족들은 생업에 매달리고 있어 안전장치 없이 환자를 데리고 투표소를 방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다수 정신의료기관은 거소투표를 활용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환자가 직접 선거일로부터 한 달 전에 거소투표신청을 해야 한다. 만약 환자가 거소투표를 신청하지 못하거나, 신청 기한 이후 입원한 환자는 보호의무자가 무단이탈 등의 위험을 감수하는 적극적인 협조가 없으면 사실상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다.


이에 경기도립정신병원 사전투표지원단은 거소투표를 못한 입원환자 9명의 △외출가능 여부에 대한 전문의 진단 △선거를 위한 병원 외부 출입에 대한 보호의무자의 동의 △투표소를 왕복하기 위한 차량운행 △이동 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안전대비 등 만반의 준비를 거쳐 지난 29일~30일 이틀간 사전투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사전투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병원의 연락을 받은 보호의무자들은 “가족끼리만 환자를 데리고 투표소를 가기가 무서웠는데 병원에서 지원해 준다고 하니 감사하다”며 거주지에 보관 중이던 신분증과 외출복을 사전투표 전날까지 직접 가져다주는 등 적극 협조하기도 했다.


경기도립정신병원 관계자는 “정신의료기관 폐쇄병동에 비자의 입원환자가 투표하지 못하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라며 “정신의료기관에서도 크지 않은 노력으로 환자의 기본권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을 많은 관계자들과 국민들께 전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경기도립정신병원은 경기남부지역의 정신응급 중추병원으로서 비강압적 인권치료에 앞장서 왔다. 특히 작년 7월부터 전국 지자체 최초로 마약중독치료센터를 개설해 최일선에서 공공 정신병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정신과적 치료받는 환자의 기본적인 인권보장과 권익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황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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