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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마약 치료, 가족과 지역사회 안전 함께 회복하는 일”
“치료-재활-정착 선순환 안 되면 단절…정부·지자체 지속 투자해야”
“삶의 터널 지나 되찾은 환자의 카네이션 한 송이… 현장 지키는 가장 큰 힘”
“단 한 번의 실패로 안 끝나는 회복…돌아올 길 따뜻하게 열어둬야”
윤영환 경기도립정신병원장이자, 마약센터장. /사진제공=마약중독치료센터
“한 사람을 치료하는 것은 한 사람만을 살리는 일이 아니라 그 가족과 지역사회의 안전을 함께 회복하는 일이다”
윤영환 경기도마약중독치료센터장은 공공 마약 치료가 지속 가능하려면 단순한 건물이나 병상 수 확대 같은 외형 확장을 넘어 현장을 버티게 할 ‘내실화’가 시급하다고 단언했다. 현재 전국에서 유일한 공공 마약 전문 치료기관인 경기도마약중독치료센터 외래 진료만 1000명을 넘어서거나 병상은 연일 만석이지만, 비현실적인 수가 체계와 극한의 업무 강도로 현장 의료진들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윤 센터장은 31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마약 중독 치료가 일반 정신질환 치료와는 차원이 다른 에너지가 소모된다고 토로했다. 마약 중독 환자는 복합적인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치료진이 쏟아야 하는 시간과 노력이 막대하다.
윤 센터장은 “현장에서는 마약 환자 1명을 치료하는 데 드는 에너지와 위험도가 알코올 중독 환자 10명을 대하는 것과 맞먹는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현재 의료 수가는 일반 조현병이나 정신질환과 동일하게 묶여 있어 치료를 하면 할수록 병원은 손실을 감수해야 하고 직원들은 소진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센터는 사명감 하나로 버텨온 의료진의 이직률이 높고 인력 충원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원이 2명이지만 현재 윤 센터장 혼자 중독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가장 최소한의 규모(병동 간호사 5명· 간호조무사 8명 3교대)로만 운영 중이다. 여성 전용 병상조차 전담 인력을 구하지 못해 문을 열지 못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열악한 처우와 비현실적인 수가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수가 개선부터 인력·시설까지…현장 살릴 ‘5대 핵심 과제’ 필수
이에 윤 센터장은 권역별 센터 확대와 함께 실질적인 5가지 핵심 지원책이 시급히 동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센터장이 제시한 핵심 과제는 ▲전문의·간호사·정신건강전문요원 및 사례관리 전담인력에 대한 안정적인 인건비 지원 ▲업무량과 위험도를 반영한 의료수가 개선 ▲여성·청소년을 위한 전용 병상 및 별도 치료 프로그램 마련 ▲중독 전문병상과 지역별 권역센터 및 주거·직업재활·회복지원 시설 확충 ▲낮병원과 외래 재활 프로그램 운영비 지원 및 사법·보호관찰·의료기관 간 연계 절차 표준화 등이다.
윤 센터장은 “센터 확대의 핵심은 건물이나 병상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실제로 수행할 사람과 퇴원 이후 회복을 이어갈 체계를 함께 확충하는 것”이라며 “퇴원 환자가 계속 누적되는 상황에서 현재 2명뿐인 사례관리 인력만으로 장기 추적관리를 지속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윤 센터장이 야간·휴일 호출과 폭력,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는 힘든 현장을 지키는 이유는 공공의료가 가져야 할 존재 이유 때문이다. 윤 센터장은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가장 아픈 사람보다 가장 치료하기 쉬운 사람에게 의료가 먼저 제공되는 현실을 마주할 때가 있다”고 했다. 공공병원의 존재 이유는 오히려 모두가 어렵다고 물러서는 자리에 남는 것이라고 게 그의 철학이다.
그는 “사람은 가장 나빴던 한 장면으로 정의되는 존재가 아니라 다시 살아갈 다음 장면을 만들어갈 수 있는 존재”라며 “누군가는 그 다음 장면이 시작될 때까지 곁을 지켜야 한다. 공공병원과 이 센터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 일을 맡았다”고 밝혔다.
#. 절망 속에서 피어난 회복…치료진을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
공공 마약 치료의 필요성은 현장의 회복 사례와 치료진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서 드러난다.
입원 초기 중독과 복잡한 문제로 방황한 한 환자는 끝까지 손을 놓지 않은 치료진의 밀착 지원 속에서 마음의 문을 열었고, 마침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일상을 되찾았다. 그 변화를 지켜본 가족들은 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 센터장은 “회복이란 단 한 번의 단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치료진이 돌아올 길을 따뜻하게 열어두는 것이 회복의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외래 환자의 사례도 의료진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데이트 폭력과 성적 착취, 투약의 굴레 속에서 자살 시도까지 했던 한 여성 환자는 센터의 세심한 치료와 보호 아래 삶의 평온을 되찾았다. 이후 그는 스승의 날, 센터로 카네이션과 함께 “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제가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라는 편지를 보내왔다.
윤 센터장은 “삶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희망을 되찾은 환자들이 보내오는 편지 한 장과 감사 인사는, 야간과 휴일조차 마다치 않고 현장을 지키는 치료진을 다시 일어서게 하는 가장 큰 힘이자 보람”이라고 말했다.
#.단속·처벌 넘어 예방·치료·재활 ‘선순환 안전망’ 필요
현장에서는 가장 힘든 순간으로 환자가 치료받을 의지가 생겼음에도 퇴원 후 연결할 곳이 없거나 가족마저 환자를 포기했을 때를 꼽았다. 윤 센터장은 “적은 인력이 감당하다 보니 직원들의 소진도 크다. 환자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직원들이 헌신으로 센터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독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고, 다시 치료받으러 오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회복을 계속하겠다는 선택”이라며 “정부와 지자체는 병상 지정이나 단기 사업만으로 치료 체계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문인력, 적정 수가, 여성·청소년 병상, 낮병원과 외래 재활, 퇴원 후 사례관리와 주거·직업지원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단속과 처벌, 예방과 치료 재활과 지역사회 정착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한 사람의 마약 치료, 가족과 지역사회 안전 함께 회복하는 일”
“치료-재활-정착 선순환 안 되면 단절…정부·지자체 지속 투자해야”
“삶의 터널 지나 되찾은 환자의 카네이션 한 송이… 현장 지키는 가장 큰 힘”
“단 한 번의 실패로 안 끝나는 회복…돌아올 길 따뜻하게 열어둬야”
“한 사람을 치료하는 것은 한 사람만을 살리는 일이 아니라 그 가족과 지역사회의 안전을 함께 회복하는 일이다”
윤영환 경기도마약중독치료센터장은 공공 마약 치료가 지속 가능하려면 단순한 건물이나 병상 수 확대 같은 외형 확장을 넘어 현장을 버티게 할 ‘내실화’가 시급하다고 단언했다. 현재 전국에서 유일한 공공 마약 전문 치료기관인 경기도마약중독치료센터 외래 진료만 1000명을 넘어서거나 병상은 연일 만석이지만, 비현실적인 수가 체계와 극한의 업무 강도로 현장 의료진들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윤 센터장은 31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마약 중독 치료가 일반 정신질환 치료와는 차원이 다른 에너지가 소모된다고 토로했다. 마약 중독 환자는 복합적인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치료진이 쏟아야 하는 시간과 노력이 막대하다.
윤 센터장은 “현장에서는 마약 환자 1명을 치료하는 데 드는 에너지와 위험도가 알코올 중독 환자 10명을 대하는 것과 맞먹는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현재 의료 수가는 일반 조현병이나 정신질환과 동일하게 묶여 있어 치료를 하면 할수록 병원은 손실을 감수해야 하고 직원들은 소진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센터는 사명감 하나로 버텨온 의료진의 이직률이 높고 인력 충원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원이 2명이지만 현재 윤 센터장 혼자 중독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가장 최소한의 규모(병동 간호사 5명· 간호조무사 8명 3교대)로만 운영 중이다. 여성 전용 병상조차 전담 인력을 구하지 못해 문을 열지 못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열악한 처우와 비현실적인 수가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수가 개선부터 인력·시설까지…현장 살릴 ‘5대 핵심 과제’ 필수
이에 윤 센터장은 권역별 센터 확대와 함께 실질적인 5가지 핵심 지원책이 시급히 동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센터장이 제시한 핵심 과제는 ▲전문의·간호사·정신건강전문요원 및 사례관리 전담인력에 대한 안정적인 인건비 지원 ▲업무량과 위험도를 반영한 의료수가 개선 ▲여성·청소년을 위한 전용 병상 및 별도 치료 프로그램 마련 ▲중독 전문병상과 지역별 권역센터 및 주거·직업재활·회복지원 시설 확충 ▲낮병원과 외래 재활 프로그램 운영비 지원 및 사법·보호관찰·의료기관 간 연계 절차 표준화 등이다.
윤 센터장은 “센터 확대의 핵심은 건물이나 병상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실제로 수행할 사람과 퇴원 이후 회복을 이어갈 체계를 함께 확충하는 것”이라며 “퇴원 환자가 계속 누적되는 상황에서 현재 2명뿐인 사례관리 인력만으로 장기 추적관리를 지속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윤 센터장이 야간·휴일 호출과 폭력,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는 힘든 현장을 지키는 이유는 공공의료가 가져야 할 존재 이유 때문이다. 윤 센터장은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가장 아픈 사람보다 가장 치료하기 쉬운 사람에게 의료가 먼저 제공되는 현실을 마주할 때가 있다”고 했다. 공공병원의 존재 이유는 오히려 모두가 어렵다고 물러서는 자리에 남는 것이라고 게 그의 철학이다.
그는 “사람은 가장 나빴던 한 장면으로 정의되는 존재가 아니라 다시 살아갈 다음 장면을 만들어갈 수 있는 존재”라며 “누군가는 그 다음 장면이 시작될 때까지 곁을 지켜야 한다. 공공병원과 이 센터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 일을 맡았다”고 밝혔다.
#. 절망 속에서 피어난 회복…치료진을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
공공 마약 치료의 필요성은 현장의 회복 사례와 치료진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서 드러난다.
입원 초기 중독과 복잡한 문제로 방황한 한 환자는 끝까지 손을 놓지 않은 치료진의 밀착 지원 속에서 마음의 문을 열었고, 마침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일상을 되찾았다. 그 변화를 지켜본 가족들은 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 센터장은 “회복이란 단 한 번의 단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치료진이 돌아올 길을 따뜻하게 열어두는 것이 회복의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외래 환자의 사례도 의료진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데이트 폭력과 성적 착취, 투약의 굴레 속에서 자살 시도까지 했던 한 여성 환자는 센터의 세심한 치료와 보호 아래 삶의 평온을 되찾았다. 이후 그는 스승의 날, 센터로 카네이션과 함께 “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제가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라는 편지를 보내왔다.
윤 센터장은 “삶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희망을 되찾은 환자들이 보내오는 편지 한 장과 감사 인사는, 야간과 휴일조차 마다치 않고 현장을 지키는 치료진을 다시 일어서게 하는 가장 큰 힘이자 보람”이라고 말했다.
#.단속·처벌 넘어 예방·치료·재활 ‘선순환 안전망’ 필요
현장에서는 가장 힘든 순간으로 환자가 치료받을 의지가 생겼음에도 퇴원 후 연결할 곳이 없거나 가족마저 환자를 포기했을 때를 꼽았다. 윤 센터장은 “적은 인력이 감당하다 보니 직원들의 소진도 크다. 환자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직원들이 헌신으로 센터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독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고, 다시 치료받으러 오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회복을 계속하겠다는 선택”이라며 “정부와 지자체는 병상 지정이나 단기 사업만으로 치료 체계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문인력, 적정 수가, 여성·청소년 병상, 낮병원과 외래 재활, 퇴원 후 사례관리와 주거·직업지원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단속과 처벌, 예방과 치료 재활과 지역사회 정착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